🧊 얼음은 사실 미끄럽지 않다?

겨울철 길거리를 걷거나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트를 탈 때,
우리는 얼음이 본질적으로 미끄럽다고 믿습니다.
하지만 얼음 자체가 미끄러운 물질이라는 믿음은 과학적으로 틀릴 수 있습니다. 도대체 왜 그런 걸까요? 🤨

🧊 얼음은 원래 미끄럽지 않다

물질이 미끄러운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 사용하는 기준은 마찰 계수(friction coefficient)입니다. 얼음은 단단하고 고체 상태일 때, 마찰 계수가 그리 낮지 않습니다.

특히 얼음 위에 정지된 상태로 손이나 물건을 올려놓으면 쉽게 미끄러지지 않죠.
이 말은 곧, 얼음은 정지 상태에서는 마찰력이 충분한 고체라는 뜻입니다.

정답은 바로, 얼음 표면 위에 존재하는 얇은 물층(thin water film) 때문입니다.

압력이나 마찰열에 의해 얼음 표면 일부가 녹아 얇은 액체 상태가 되며, 이 미세한 물막이 윤활제처럼 작용해 물체나 사람을 미끄럽게 만드는 것이죠.

과거에는 '압력으로 인해 녹는다'는 이론이 주류였지만, 현재는 ‘마찰열과 잔류 액체막 형성’이 더 정확한 설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.

즉, 스케이트 날이나 신발이 얼음과 접촉하면서 생기는 열로 표면 일부가 녹고, 그 결과 윤활 역할을 하는 액체막이 생기는 것입니다.

MIT와 프랑스 물리학 연구소 등에서 수행된 실험에 따르면, 얼음 표면에는 상온에서도 수 나노미터 두께의 액체층이 자연적으로 형성됩니다.

이 얇은 층은 마찰력이 낮은 윤활층처럼 작동하여, 얼음 위에서 움직임이 있을 때만 미끄러움을 유발합니다.

영하의 날씨에 도로가 얼면, 차량의 타이어와 얼음 사이에 마찰열이 생기며 미세한 물막이 만들어집니다. 이 때문에 차량이 통제 불가능한 미끄러움을 겪는 것이죠.

이는 단순히 얼음 때문이 아니라, 얼음 + 얇은 물막 조합이 핵심 원인입니다.